읽을거리 · 퍼즐 이야기
물류 적재의 원리: 빈 공간 줄이기와 후입선출(LIFO) 이야기
택배 트럭 한 대에 짐을 싣는 일은 간단해 보이지만, 물류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연구해 온 문제입니다. 택배 테트리스의 규칙이 어디서 왔는지 현실의 적재 원리로 살펴볼게요.
1. 적재율: 빈 공간은 곧 비용
트럭 한 대가 움직이는 데 드는 연료비와 인건비는 짐을 반만 실어도, 꽉 채워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짐칸의 공간을 얼마나 알차게 쓰는지가 곧 비용과 직결됩니다. 짐칸 부피 중 실제로 짐이 차지한 비율을 적재율이라고 부르고, 게임 화면의 "출발! 85%" 숫자가 바로 이것입니다.
2. 빈 패킹 문제: 컴퓨터도 어려워하는 퍼즐
정해진 크기의 상자(빈, bin)에 물건들을 최대한 적은 수의 상자로 담는 문제를 빈 패킹 문제(bin packing problem)라고 합니다. 이 문제는 물건 수가 늘어나면 가능한 경우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컴퓨터로도 항상 가장 좋은 답을 빠르게 찾는 방법이 알려져 있지 않은 대표적인 어려운 문제(NP-난해)로 꼽힙니다.
그래서 실제 현장에서는 "큰 것부터 먼저 넣기" 같은 휴리스틱(경험적인 규칙)을 많이 씁니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대부분 꽤 좋은 답을 빠르게 주거든요. 택배 테트리스 공략의 "큰 택배부터"도 같은 아이디어입니다.
3. 배송 순서와 후입선출(LIFO)
여러 곳을 들르는 배송 트럭은 공간뿐 아니라 순서도 고려해야 합니다. 첫 배송지 짐이 안쪽 깊숙이 있으면, 문 쪽 짐을 다 꺼냈다가 다시 실어야 하죠. 그래서 마지막 배송지 짐을 먼저(안쪽에) 싣고, 첫 배송지 짐을 나중에(문 쪽에) 싣습니다. 나중에 들어간 것이 먼저 나온다고 해서 후입선출(LIFO, Last In First Out)이라고 불러요.
컴퓨터 과학의 스택(stack) 자료구조도 같은 원리입니다. 접시를 쌓아 두면 마지막에 올린 접시를 가장 먼저 꺼내게 되는 것처럼요. 택배 테트리스의 "번호가 작을수록 문 쪽" 규칙은 이 LIFO를 퍼즐로 옮긴 것입니다.
4. 무게 배분과 안정성
공간과 순서만큼 중요한 것이 안전입니다. 무거운 짐이 한쪽에 몰리면 차량이 기울거나 제동이 불안정해질 수 있어서, 무거운 짐은 아래쪽과 차축 가까이에 고르게 나누어 싣습니다. 깨지기 쉬운 짐 위에는 무거운 짐을 올리지 않아야 하고요. 게임의 취급주의 택배는 이 고민을 단순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5. 온도와 특수 화물
냉동·냉장 화물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칸이나 차량에 따로 싣습니다. 위험물이나 액체류처럼 함께 실으면 안 되는 조합이 있는 화물도 있어요. 결국 실제 적재는 "공간 + 순서 + 무게 + 화물 특성"을 동시에 맞추는 다차원 퍼즐입니다.
정리
- 빈 공간을 줄일수록 운송 비용이 줄어든다 → 게임의 적재율 보너스
- 완벽한 답은 찾기 어려워 경험적 규칙을 쓴다 → 큰 것부터
- 먼저 내릴 짐은 문 쪽에 → 배송 순서 규칙
- 짐의 특성에 따라 자리가 정해진다 → 냉동칸, 취급주의
다음에 택배 트럭을 보게 되면, 그 안이 커다란 퍼즐이라는 걸 떠올려 보세요.